베스파를 들이기 전에 세달간 탔던 오토바이가 있습니다.
6월 1일에 데려와서 9월 1일에 보낸 01년식 혼다 슈퍼커브.
5월 말의 어느 날,
침대에 누워서 인스타그램에 '슈퍼커브' 해쉬태그를 넣고 사진들을 구경중이었습니다.
그러다 본 검은색 구형커브. 사진을 누르니 판매글이었습니다.
요 글이었죠. 당시에 캡쳐해둔게 아직 남아있네요.
70만원이라는, 국내 구형커브 시세보다 한참 낮은 가격에 바로 연락을 드리고, 그 다음날 곧장 보러갑니다.
그리하여 5월 31일 차를 보러갑니다.
판매자분께 시동이 잘 안걸려서 근처 센터에 가셨다는 말씀을 듣고... 센터로 가서 차를 봅니다.
사진에서 본것처럼, 상태는 영 별로였지만 일단 타는데엔 문제가 없더군요(라고 생각했습니다).
가격이 워낙 괜찮았기에 일단 송금해드렸고, 캬브레타 셋팅이 안맞는 상태여서 급한대로 일단 방문한 상태였던 센터에서 캬브셋팅을 맡기고 왔습니다.
(2만원 받으시더라고요...)
그리고 다음날인 6월 1일, 집에서 하이바를 챙겨오고,
커브를 센터에서 픽업해서 일단 학교로 타고와서 동아리방에 가져다놨습니다.
브레이크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수준이었고.. 고알피엠에서 찐빠가 나서 최고속도가 70이 겨우 나던 상태였습니다.
시티100 엔진이 스왑이 되어있는 상태인데 60이 겨우 나오는건 정상이 아니라, 이후 뭔가 손을 쓰려고 했었죠.
아, 혼이랑 깜빡이도 안됐습니다.
혼은 아예 소리가 안났고, 깜빡이는 불만 들어오고 '깜빡'을 안했죠.
아 브레이크등도 안들어왔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그 다음날 등록을 하러 갑니다.
뭔가 "클래식 바이크는 종로구 넘버가 어울린다" 라는 이상한 논리를 가지고 6월 2일 종로구청에서 등록을 합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보니 우측 윙커가 부러져있더군요.
이게 왜 갑자기 부러지나 해서 보니까, 이미 한번 부러진걸 믹스앤픽스 같은거로 붙혀놨었는데, 오랜만에 좀 타주니까 붙힌데가 또 깨진것 같더라고요.
그냥 테이프로 말아놓고 탔습니다.
6월 5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학교다녀올때 찍은거로 추정하는데.. 저때 기름이 앵꼬나서 오목교에서부터 끌바해서 왔습니다.
커브 기름게이지가 시트밑에 있어서 이후에도 몇번씩 까먹고 앵꼬나서 끌고 다닌적이 있습니다...
사진에서도 윙커가 축 처져있는데, 그 다음날에 철사+케이블타이+절연테이프로 완벽이 고정시켰습니다.
그리고 밧데리가 방전상태여서, 며칠 뒤 밧데리를 갈아줬습니다.
그러니 윙커도 완벽히 되더라고요. 되게 기분좋은 뚝딱뚝딱 소리를 내면서 깜빡입니다.
혼은 아예 달려있지가 않았길래 씨티100 혼 부품을 하나 사놨는데, 장착하는 방법을 몰라서 추후에 센터에서 달았습니다.
그리고 찐빠를 잡기위해 오픈흡기휠터도 삽니다. 만원짜리 중국산 휠턴데, 달고 나니 찐빠가 덜나고 최고속도가 확 좋아졌습니다.
엔진 스왑을 하면서 흡기는 순정+타공(....) 으로 냅뒀더라고요. 엔진이 공기를 먹고싶어하는데 공기가 덜 들어가서 속도가 안났던거 같습니다.
캬브죠시를 직접 할 줄 알면 좋았을텐데, 몰랐기에 인스타그램에서 어느분이 추천해주신 목동 케이모터스에 방문하여 혼장착, 브레이크페달 위치조절, 브레이크등 수리, 캬브죠시 등등 전체적인 수리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브레이크등 빼곤 다 잘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이 이후로 자주 방문하게 되죠...
이렇게 하나씩 쓰다보니 너무 뭐가 많아지네요. 그냥 차계부 써놓은걸 여따 올려야겠습니다.
뭐 어차피 이미 처분한 오토바이라 이런거 올려도 상관이 없네요.
대략 이랬습니다. 세달간 참 열심히 잘 타고다녔습니다.
판매글도 아직 살아있네요. http://cafe.naver.com/joonggonara/405626050에 있습니다.
70에 사서 수리비 든거만 적당히 계산해서 88에 올린건데, 연락이 너무 많이와서 놀랬습니다.
하긴 그럴만도한게, 88도 이미 시세보다 훨씬 싼거였거든요.
100에 올려서 돈을 벌면서 팔아도 됐었겠지만, 그렇게 살긴 싫어서 그냥 수리비만 대충 받는셈 치고 88에 팔았습니다.
글을 이렇게 끝내자니 뭔가 아까워서 사진이나 몇장 올려야겠네요...
중고나라 글올릴때 메인으로 건 사진이기도 하죠.
이거 사진 찍고나서 사진이 참 예쁘게 나와서 아 오토바이 잘샀다 싶었습니다...
요건 천연동쪽 가서 찍은 사진
이건 김포공항쪽에 공사하는데 들어가서 찍었습니다.
사진 찍기 1년전쯤에 갔을땐 저기 논밭이랑 골목같은게 있어서, 면허따고 얼마 안됐을때 누비라 끌고 들어갔었는데
1년만에 완전 공사판이 되어 있더라고요.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찬가지로 거기서 찍은 사진입니다.
동네에서 뽈뽈거리고 다니기엔 최고였죠...
이건 동아리 자재 사러 가서 찍은 사진입니다.
한국에서 구형커브는 보통 예쁘게 꾸며서 타시고들 하는데.. 저는 주로 이렇게 썼습니다...
그러다 생애 첫 사고도 났죠.
홍대 호미화방에서 산업용클레이 9키로어치 사서 바구니에 담고 학교 가던중에 사고가 났습니다.
cb400ss 차량을 따라서 가고있었는데, 노란불이 켜져서 저는 살짝 가속을 했는데 앞에선 브레이크를 잡으시더군요...
급하게 브레이크를 잡았으나 커브 브레이크는 존재하지 않는 수준이었고 그냥 쭉 밀리다가 박기 직전에 제가 핸들을 꺾어서 저랑 커브는 넘어가고, 씨비는 윙커쪽이 좀 휘었습니다.
일단 제가 피가 좀 나고 그랬어서 씨비오너분이 그냥 가라고 하셨는데.. 나중에 저장해놨던 연락처에 뜨는거 보니까 밴드 이디오테X 의 디구X님이셨습니다...
죄송하단말씀도 제대로 못드리고 와서 죄송했습니다...
아무튼 저 사고로, 바구니는 다 휘어서 떼서 버리고, 뒤 브레이크등 커버가 깨지고 휠이 좀 휘었었습니다.
케이모터스 입고시켜서 다 대충 고쳤는데, 브레이크등 커버는 부품을 못구해서 그냥 냅뒀었네요.
근데 그러다가 그냥 팔아버렸습니다...
글쓰고보니 아쉽고 보고싶네요... 나중에 커브한대 더 들여야겠네요.
p.s. 글 쓰고나서 커브 근황이 어떠려나 싶어서 검색을 좀 해보니, 저한테서 사가신 분이 120만원에 다른분께 넘기셨네요...
88만원에 사가셔서 120에 파셨다니, 재미 쏠쏠하게 보셨을듯 싶습니다 ㅋㅋㅋㅋㅋ
http://cafe.naver.com/joonggonara/414801779 후...